금감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러시아에 대한 외화익스포저(외화대출금+외화유가증권+외화지급보증) 잔액은 13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 돈으로 약 1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1083억4000만 달러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곳은 인도네시아로, 42억4000만 달러였다. 대출금이 38억70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헝가리, 칠레 등 주요 신흥 12개국의 익스포져는 113억3000만 달러였다. 전체의 10.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러시아 경제위기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최근 외화자금시장 동향 등을 긴급 모니터링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국내은행들의 만기 차입금 차환(roll-over)은 원활히 이루어지고, 조달금리 수준도 큰 변동이 없는 등 외화자금시장은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무역 및 금융연계가 높은 유로존 및 주변 국가로 파급효과 확대 등 외부 전이 가능성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리스크요인을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유동성 상황 및 관련지표를 밀착 점검하는 등 보수적 외화유동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기재부, 금융위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체계를 통해 기존에 수립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컨틴전시 플랜은 차입가산금리 급등 등 시장불안이 가시화되는 경우, 단기차입 자제, 중장기 차입 확대 유도, 외화유동성 상황 일일점검 등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유사시 시행토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