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18일 상장… 삼성 지배구조 '양지'로 나온다

2014-12-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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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제일모직이 18일 상장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양지’로 나온다.

제일모직은 그룹 지배구조 최정상에 위치한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의 모태 ‘제일모직’ 사명을 계승한 기업으로서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투명화 된다는 의미가 크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상장은 삼성 오너일가 승계작업과 연관된 해석도 낳지만,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상장 기업이 돼 내재가치를 외부 투자자로부터 평가받고 기존 오너일가 중심의 폐쇄성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주어진다. 상장기업보다는 비상장기업이 주주들의 경영간섭과 경영권 위협 측면에서 자유로움에도 제일모직을 상장하는 데는 그만큼 지배구조 변환 의지가 크다는 해석이다.

특히 제일모직 상장은 순환출자 해소 등을 통한 지배구조 단순화, 선진화 작업과 맞닿아 있다. 실제 이번 상장에서 삼성카드가 1998년 취득한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보유지분 5%를 구주매출 형식으로 처분하면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순환출자 구조가 사라지게 됐다.

순환출자와 금산분리 규제 불확실성이 팽배한 가운데 삼성이 이러한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추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가는 단계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단순하고 투명한 선진 지배구조에 가깝다는 평이다. 이에 정부도 세제 혜택을 주면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유도해왔다.

오너일가로서도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기업집단에 대한 소유권 강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리스크가 상존,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시나리오는 이미 증권가 등에서 여러번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지주회사가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한가지다.

한편 제일모직은 1963년 동화부동산으로 출발해 1997년 삼성에버랜드로 사명을 바꿨다가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인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왔다. 현재 패션, 식음료, 건설, 레저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면서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보유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패션부문의 경우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하고 건설은 조경, 에너지 등 전문사업 역량을 키워 글로벌 건설사로 발돋움하며 리조트는 용인단지를 지속 개발해 호텔, 수목원, 복합상업시설 등 신규시설 확충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그룹 총수일가가 42.6%의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은 상장 후 가치 확대를 통해 그룹 전체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5대 신수종 중 하나인 바이오 사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삼성전자와 함께 각각 45.65%씩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공장을 증설하는 등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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