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부터 '스웨덴 세탁소'까지…독특한 OST 활용법[안선영의 엔터생각]

2014-12-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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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MBC에브리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을 보고 있노라면 임시완이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지 배우인지 헷갈리게 된다. 그만큼 임시완은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장그래'라는 옷 재단했고, 작품 속에 오롯이 빠져들었다. 작은 키와 축 처진 어깨는 임시완을 장그래 그 자체로 만들었다.

임시완은 지난 12일 '미생' OST '그래도 그래서'를 발표하면서 본래 가수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생애 처음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해 가수로서의 재능을 드러냈으며 녹음과 가사 수정을 거듭하며 열정을 쏟았다. "다 모두 내게 말해요 / 내발 하나 내딛을 곳 없다고 / 또 힘에 겨웠던 시간이 찾아와 / 작은 날 작게 만들어"라는 가사는 이시대 '미생'들의 마음을 후벼 팠다.
기존 OST가 단순히 드라마 속 삽입곡으로 사용됐다면, 조금은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되는 예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0월 종영한 tvN '아홉수 소년'(극본 박유미·연출 유학찬)에서는 드라마의 모든 배경음악을 인디음악으로 사용했다. 매회 주옥같은 인디음악이 에피소드의 주제, 소재가 되어 작은 콘서트에 온 것 같은 '귀가 즐거운 드라마'가 완성됐다.

피터팬 컴플렉스의 '너는 나에게' '감정을 삼키고' '내 맘을 알기나 해', 검정치마의 '젊은 우리 사랑', 브로콜리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는 단순한 OST가 아니라 내레이션과 구성의 연계에 생명력을 불어 넣으며 매회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흘러나오는 인디음악은 시청자에게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을 안겼고, OST 속 주옥같은 가사는 사랑에 빠진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스웨덴 세탁소'(극본 김윤희 이은영·연출 정환석)는 또 다른 OST 활용법을 제시했다. 2인조 여성 인디밴드 스웨덴세탁소와 같은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한 '스웨덴 세탁소'는 드라마 말미에 스웨덴세탁소의 음악을 배경으로 끝을 맺는다.

드라마 관계자는 "작가가 처음 드라마를 기획할 때 스웨덴세탁소의 노래를 듣고 영감을 얻었다. 말랑말랑한 감성을 건드리는 가사와 잔잔한 선율로 하루 동안 무거웠던 마음이 세탁돼 뽀송뽀송해지는 느낌을 드라마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스웨덴 세탁소'의 OST는 스웨덴세탁소의 기존 곡이나, 앞으로 공개할 노래다. 스웨덴세탁소의 드라마 출연도 이야기되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

드라마에 빠져든 시청자의 감성을 살짝 건드리는 OST는 작품에 몰입하는 힘과 재미를 함께 갖고 있다. 하지만 OST를 단순히 드라마의 조미료로 여기지 않고 주재료로 만드는 활용법은 작품에 새로운 재미를 주는 또 다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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