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권력무상' 세익스피어 연극 '리차드2세' 국립극단 무대에

2014-12-16 08:57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굳건한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리차드 2세는 그의 사촌 헨리 볼링브루크와 모브레이가 서로 반역죄로 고소하자 둘을 불러 재판대신 결투를 시킨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삼촌 곤트 공작의 아들 볼링브루크의 야심을 알고 있던 리차드는 고소를 핑계 삼아 6년간의 유배를 명한다. 아들의 갑작스런 유배에 충격을 받은 곤트는 병이나 사망하고, 리차드는 곤트의 재산을 몰수하여 아일랜드 원정을 위한 군자금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볼링브루크는 리차드 2세가 아일랜드 원정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수도로 쳐들어와 아버지가 억울하게 뺏긴 자신의 땅을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이에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헨리4세로 칭하며 왕권을 탐한다. 리차드 2세는 폼푸렛의 성에 유배당하고, 그의 지지 세력들은 반란을 꾀하지만, 헨리 4세(볼링브루크)에게 들키게 된다. 헨리 4세는 자객을 시켜 리차드 2세를 감옥에서 살해하고 스스로 참회하기 위해 수도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리차드 2세' 줄거리다. 셰익스피어 최고 전성기 시절에 집필한 작품으로 왕위에서 물러나 권력의 무상함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 역사극이자 비극이다. <헨리 4세> 1,2부와 <헨리 5세>와 함께 두 번째 사극 4부작으로 분류되는 <리차드 2세>는 영국의 역사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건인 왕위찬탈을 다룬 매우 정치적인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지만, 국내에서는 드물게 공연되어 만나볼 기회가 없었던 이 작품을 국립극단이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맞아 펼치즌 국립극단의 네 번째 작품이다.

18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차세대 거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펠릭스 알렉사가 연출을 맡았다. 

 고전을 도전적이고 탁월하게 재해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펠릭스 알렉사 연출은 이번 작품을 역사극이나 정치극이 아닌, 한 인간이 자신의 영혼을 탐색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로 그려냈다.

 어린나이에 왕위에 올라 왕의 절대적인 권력을 믿으며 폭정을 서슴치 않던 리차드 2세는 사촌인 볼링브루크에게 왕관 빼앗기고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너무도 자명하게 스스로가 왕이었던 그는 그것이 절대 불변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것은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며 자신을 설명하는 어떤 것도 아니었다.  부와 명예 따위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현대인들 또한 각자의 왕관을 지키기 위해 생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고의 권력자인 왕이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리차드 2세>는  ‘자기응시’를 관통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작품 속에서 리차드 2세는 단지 유약하고 감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철학가적, 예술가적 감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왕일 때 보다 하나의 인간으로써 더욱 매력적인 리차드 2세는 독보적 카리스마를 지닌 김수현이 맡았다. 이에 맞서는 볼링브루크 역에는 윤정섭, 리차드왕의 삼촌이자 볼링브루크의 아버지인 곤트 공작은 관록의 배우 오영수가 열연한다. 여기에 윤상화, 백익남 등 연극계의 중추적 배우들이 포진해 셰익스피어 극의 깊이를 더한다. 관람료 2만원~5만원. 공연은 28일까지.(02)1688-5966 박현주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