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물의를 일으킨 ‘땅콩리턴’에 대해 사과키로 했다. 논란 이후 7일만의 직접 사과다.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한진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은 12일 오후 3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실(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로 출두하기 전 진심으로 반성하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내 모든 업무에서 물러나면서 한진그룹 3세 경영 구도에도 변화가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조 전 부사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퇴하게 되면서 한진그룹 3세 경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진가 삼남매인 조 전 부사장,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각기 다른 ‘3인 3색’의 리더십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한 그룹의 이미지 타격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이 같은 조 전 부사장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논란에 대한 책임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한진그룹은 오너가(家)리스크로 기업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장기적으로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급하게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승무원‧사무장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역풍이 거셌다. 진정될 줄 모르는 여론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9일 IOC회의 참석 후 귀국하자마자 임원회의를 열어 조 부사장의 보직사퇴를 결정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CSO) 보직해임에 이어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11일 조 전 부사장은 12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국토부의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이날 저녁 뒤늦게 참석을 결정했다. 조 전 부사장은 본격적으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압박을 느껴 참석하는 쪽으로 뒤늦게 의사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검찰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대한항공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대한항공이 외부 사안이 아닌 자체 문제로 본사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지난 1999년 그룹 탈세 혐의 이후 15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