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그동안 쾌속질주하던 중국의 자동차시장이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1월 중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177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66%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11일 발표했다. 상용차는 31만대가 판매됐으며 전년대비 9.24% 감소했다. 전체적인 자동차 판매량은 209만대로 전년대비 2.3% 증가율을 기록했다. 2.3%의 증가율은 최근 2년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1월까지의 자동차판매량은 2107만대로 전년대비 6.14%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중 승용차 판매량은 1797만대로 9.22%증가했으며, 상용차는 전년대비 7.28% 감소한 343만대가 팔렸다.
올해 중국에서의 자동차판매 증가율은 연말이 되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각 도시들의 자동차구매제한 정책, 그리고 8항규정으로 대표되는 공무원 근검절약 운동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차량보유대수를 지속적으로 감축하면서 중고차물량이 대거 늘어나 신차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상용차 판매량 감소는 중국의 부동산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트럭판매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일본업체들이다. 신제품 출시가 늦었으며, 댜오위다오(釣魚島)사태로 인해 일본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한 일본업체의 대리상은 "많은 고객들이 구매결정을 미루면서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 6월이후 재고물량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전년에 비해 20%가량 재고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혼다의 경우 11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하락했다. 혼다측은 "현재 도매판매 물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할인정책을 포함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 역시 적정재고물량 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현대차그룹(베이징현대, 둥펑웨다기아, 쓰촨현대 등)은 지난달 현지에서 16만9683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올해 11월까지의 판매량은 163만대로 9.8%의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이 위축되는 기간에 상당히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측은 "시장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지만, 제품경쟁력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고 있다"면서도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에서는 모두 2198만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전년대비 판매증가율은 13.8%를 기록했다. 이중 승용차 소비량은 1792만대로 15.71% 늘었으며, 상용차 판매량은 405만대로 6.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