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유가하락에 ‘웃고’, 오너家리스크에 ‘울고’

2014-1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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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유가하락에 ‘웃고’, 오너家리스크에 ‘울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항공업계 양대 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하락이라는 호재도 불구하고 오너가(家)리스크라는 악재에 발목 잡혔다. 양사는 국제 유가하락으로 유류비가 절감되면서 실적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갑의 횡포’로 불거진 구설수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하락은 올 4분기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지난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63.05달러와 66.19달러로 5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43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심한 저유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업계는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항공업은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으로 전통적인 유가하락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4.3%와 34.6%로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업계는 국제유가가 연간 배럴당 10달러 떨어지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각각 최대 3300억원(8.6%)과 1600억원(1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유류할증료도 함께 떨어져 항공 여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류할증료는 미주 노선을 기준으로 현재 90달러로 3년8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올 초 미주 유류할증료는 154달러로 12월 유류할증료는 10개월 만에 42% 하락하는 셈이다.

이처럼 항공업계는 유가하락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오너가(家)리스크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땅콩 리턴’ 사건으로 오너리스크를 입증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급하게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승무원‧사무장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역풍이 거셌다. 진정될 줄 모르는 여론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9일 IOC회의 참석 후 귀국하자마자 임원회의를 열어 조 부사장의 보직사퇴를 결정했다.

이번 논란으로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CSO) 보직해임에 이어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에 누가되지 않기 위해 대한항공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한항공 등기이사직과 한진그룹내 칼(KAL)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대한항공 등기이사는 지난 3분기까지 평균 5억7093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부사장의 등기이사직은 향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유지 여부가 결정 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2010년 1월 자율협약을 시작한지 약 5년 만에 채권은행단으로부터 졸업을 승인받아 독자경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항공기 추락사건으로 45일 운항정지라는 암초를 만나 경영상의 악화와 대내외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간의 '법정공방'도 그룹 경영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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