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은 특히 수학 B 영역에서 만점자가 4.3%가 나올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수시 수능최저기준 충족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투스청솔이 집계한 결과 수학B형에서 2점짜리 쉬운 문제를 틀려 원점수 98점(표준점수 124점, 백분위 96, 등급은 2등급)을 받은 16명, 영어영역에서 3점짜리 1문제를 틀려 원점수 97점(표준점수 129점, 백분위 94, 등급은 2등급)을 받은 1만5662명, 사회탐구 영역 사회문화 2점짜리 1문제를 틀려 원점수 48점(표준점수 64점, 백분위 93, 등급은 2등급)을 받은 4015명이 쉬운 출제로 가장 불행한 결과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평소 적당한 변별력을 가진 시험에서는 1문제를 실수로 틀렸다고 해도 1등급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지만 시험이 쉽게 나오면서 2등급으로 내려앉은 경우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수능은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계속 예고해 왔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들으면 잘 볼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사교육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를 밝혀왔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만 반복하고 있다.
이같은 교육부의 대응은 무책임하기만 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대충 훑어본 학생들이 같은 점수를 받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불만이 크다.
영어는 쉬운 출제가 충분히 예고가 돼 왔고 모의고사에서도 만점자가 3%가 넘을 정도로 난이도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수학 B의 경우에는 6월, 9월 모의고사에서 만점자는 1% 미만이다가 이번에 4.3%로 대폭 늘었다.
더구나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수학 영역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쉽게 출제되면서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모의고사에서는 어렵게 나올 것처럼 예고해 잔뜩 공부를 하게 해놓고 쉽게 내 뒷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자연계 상위권의 경우 영어와 수학이 모두 쉽게 출제돼 변별력은 탐구영역에서 가려지게 됐다.
탐구영역에서도 과목간의 난이도가 차이가 나면서 선택에 따라 유불 리가 갈리게 되는 결과가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고되지 않은 쉬운 수학 영역 출제에 대해 “1등급이 4% 정도 되면 되는 것이지 만점자를 난이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있고 때문에 발표도 하지 않는다”며 “수준별 시험이 되면서 만점자 기준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점자가 많을 경우 난이도가 쉬울 수밖에 없고 실수 하나만 해도 등급이 떨어지게 되는 가운데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이같은 교육부의 설명은 궁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가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될 것을 밝히고 있고 수학 영역에 대해서도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과연 4%대 만점자가 나오는 식의 출제가 다음 회에도 유지될 것인지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3일 수능개선위원회 발족을 알리면서 출제오류와 함께 시험 난이도 안정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시험 난이도로 인한 지적에 대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변별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어서 차회의 수능 수학 영역이 지속적으로 쉽게 출제될는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