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간부들에게 '외국담배 소비 금지령'을 내리면서 북한의 양담배 수입이 중단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지린성 옌볜(延邊)의 조선족 대북무역 사업가는 "김 제1위원장이 최근 간부들에게 외국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지시했으며 이튿날부터 북한 전역에서 외국 담배 소비가 금지됐고 담배 수입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수입 담배는 북한 간부와 주민들 사이에서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탓에 북한 전역에서 상당한 양이 유통되고 있다.
또 평양과 일부 지방에서 크라운·말보로 등 일부 가짜 외제 담배가 생산되고 있지만 간부들은 이를 외면한 채 외국산 진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입담배 금지령'이 실제 국산 담배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초 일제차 운행 중단을 지시했지만 차량 색상이나 상표를 바꿔서 타는 '편법 등록'이 성행해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배는 자동차보다 부피도 훨씬 작아 밀거래가 쉬운데다 수요도 많아 강제로 유통을 막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대북무역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자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라는 제목의 책에서 김 제1위원장이 10대 중반부터 담배를 시작했으며 '이브생로랑' 담배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후 공개 석상에서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군종·군단급 지휘관들의 사격경기 시찰 중 북한에서 생산한 '7·27'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7월 27일은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로 북한은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백두산 상표로 '위장'한 영국 로스만 담배를 즐겨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