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콜라보레이션 앨범, 드라마 OST.…그리고 진실

2014-12-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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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 프로듀서 겸 작곡가

[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 프로듀서]

주요 음원차트를 보면 아티스트 이름에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적혀 있거나 노래 제목에 '피처링'(feat.) 또는 '함께'(with)라는 단어를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 힙합 음악의 대중화가 불러온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그 이유다.

힙합에 있어 피처링의 개념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국내만 봐도 1994년 발표한 듀스의 '떠나버려'에는 가수 장혜진이 피쳐링을 맡았고, 1999년 발매된 드렁큰타이거의 '난 널 원해'에서는 가수 김준희가 피쳐링을 했다. 당시 대중은 두 노래의 피처링 사실을 잘 몰랐다. 트랙에 어울리는 보컬이 분명히 필요해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수행하기는 했지만, 아티스트 이름의 표기나 언론 노출은 별달리 필요하지 않았다.

최근 일부 콜라보레이션 앨범들은 '트랙과 어울리는 보컬' 이상의 성격을 보여 주고 있다.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협업이 이루어진다기보다 아티스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 팀이 결성되고 있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특정 보컬리스트나 특정 랩퍼가 피쳐링하면 무조건 뜬다"는 게 일종의 흥행 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러한 풍조에 맞춰 많은 신인 가수들은 '특정' 가수가 피처링을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기도 한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이것은 신인 가수들의 '벼랑 끝 지푸라기라도 잡는' 생존법이다.

또 하나의 흥행 전략은 드라마 OST( Original Sound Track, 영화·드라마·비디오 게임의 삽입곡)이다. "드라마가 뜨면 가수도 뜬다"라는 또 다른 공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유명 가수의 피처링을 기대하기 힘든 신인 가수나 장기간 활동을 하지 않았던 가수들이 대중에게 보다 손쉽게 다가가는 방법이다. 드라마라는 콘텐츠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무의식적으로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으며, 영상과 함께 음악을 듣기 때문에 가사 전달과 감정이입이 잘돼 다른 음원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드라마 OST가 갖는 또 다른 장점은 음원만 제작된다면 별다른 홍보비가 들지 않는 것이다. 또 한류 드라마 열풍으로 국내에선 인지도가 없지만 해외 현지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 OST가 단순히 인지도 상승과 수익성 목적을 넘어 해외 진출의 통로가 되어가고 있다.

두 마리를 넘어 세 마리 토끼도 잡을 형국이 되다 보니, 드라마 OST에 가수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나 국내 흥행은 물론 해외 수출이 예상되는 기대작에는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를 원한다. 과거 신인에게도 비교적 문턱이 낮았던 드라마 OST가 '좁은 문'이 돼가고 있다. 매일 수십 개의 음원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자본력과 홍보 수단이 부족한 아티스트들의 설 땅이 좁아지며 OST 업계마저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번지고 있다.

숨겨져 있는, 혹은 잊혀 가는 좋은 아티스트와 음악을 대중에게 알려줄 새로운 기회가 필요하다. 기존의 도구가 아닌 신선한 마케팅 수단을 연구하고 개발해 내는 것은 비단 신인 가수나 오랜만에 복귀하는 가수만이 아닌 가요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 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 프로듀서 겸 작사가는 듀스 20주년 헌정앨범, 드라마 '주군의 태양' '시크릿가든' '역전의 여왕' '프레지던트' '나쁜남자'의 OST 등을 총괄했다. 작사가로도 뛰어난 재량을 발휘하는 그는 '별에서 온 그대' OST인 효린의 '안녕'과 허각의 '오늘 같은 눈물이', 긱스X소유의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too),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니 목소리'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글=최재우 로엔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겸 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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