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해외건설협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590억9896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572억6902만6000 달러)에 비해 3% 증가한 수치다.
27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따낸 가스처리시설(약 20억 달러)을 수주하면서 그나마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3분기가지만 해도 483억 달러로 전년 같은기간(459억 달러)보다 19.3% 증가하는 등 700억달러 달성이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면서 해외수주 소식이 뜸해지며 목표 달성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 급감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 수주액은 약 153억달러로 전년 동기(230억 달러)보다 34%나 줄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싱가포르 약 34억9000만 달러에서 절반 수준인 17억6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태평양·북미, 유럽 등 기타 지역 수주도 71억 달러에서 38% 감소한 44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신시장으로 주목 받는 중남미(67억 달러)와 아프리카(22억 달러)는 각각 167%, 130% 급증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은 같은 기간 237억 달러에서 306억 달러로 29% 증가했다. 지난해 중동 지역 수주액(261억 달러)이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인 셈이다.
공종별로 보면 주력 분야인 토목과 건축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까지 173억 달러를 수주했던 토목은 올해 71%나 줄어든 51억 달러에 그쳤다. 건축도 같은 기간 54억 달러에서 46억 달러로 1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았던 산업설비(461억 달러) 분야가 41% 증가해 하락세를 막았다.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 관계자는 “이라크 내전 상황이 장기화되고 미국의 시리아내 IS 근거지 공습이 본격화돼 중동 지역 불안요소가 확산되어 프로젝트 입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지역인 아프리카의 경우 건설 프로젝트 진행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리비아는 올 8월 무장단체간 전투 심화로 3년만에 여행금지국으로 재지정돼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가 철수한 바 있다.
업체별 해외건설 수주 현황을 보면 현대건설이 약 80억76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현대엔지니어링(69억6200만 달러), SK건설(66억7800만 달러), 삼성물산(65억2400만 달러), GS건설(59억200만 달러) 등 순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등은 전년 대비 수주액이 증가하거나 비슷했지만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은 감소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년 동기 122억63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깎였다.
담합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수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4대강 입찰 담합의 사실여부와 현재 상황 및 조치내용, 원전사업에 미치는 영향의 소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한건설협회 계약제도실 관계자는 “해외 언론과 경쟁업체들의 흑색선전이 해외 발주기관 불신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건설 수주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를 위한 특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