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글로벌 IT 기업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의 한국 모바일게임 사업 철수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경쟁 기업인 텐센트의 ‘물량공세’에 속절없이 밀리고 있는 알리바바는 최근 핵심 인사의 이탈까지 이어지며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투자 및 협력을 단계적으로 포기하는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알리바바의 행보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최근 알리바바에서 게임 사업을 총괄하던 박순우 이사가 창업투자사로 자리를 옮긴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손을 때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빛소프트 재직 시절 ‘오디션’ 등 주요 게임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론칭 시킨 박 이사는 중국 게임사인 더나인 부사장과 더나인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한바 있는 게임 업계 최고의 중국통이다. 아직 알리바바 한국 지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 상태에서 박 이사까지 창투자로 자리를 옮기자 업계에서는 사업 철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알리바바의 움직임은 텐센트의 거센 ‘물량공세’에 속절없이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국내 강소게임사인 파티게임즈와 모바일게임 ‘무한돌파 삼국지’의 서비스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텐센트가 파티게임즈에 200억원을 투자하며 계약해지 수순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는 텐센트가 CJ게임즈(현 넷마블게임즈, 5000억원), 네시삼십삼분(1500억원, 라인 합작) 등에 거액을 투자하는데 비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실상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알리바바가 게임 보다는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역시 게임 사업 철수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NH농협증권 조은애 연구원은 “알리바바는 쇼핑데이인 11월 11일 하루동안 571억 위안(10조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치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모바일 쇼핑의 비율은 43% 이상”이라며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강화 움직임을 강조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소극적인 움직임을 국내 모바일게임 사업 철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에 비해 눈에 띄는 움직임이나 성과는 없지만 알리바바는 여전히 국내 모바일게임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수의 중소게임사와 잦은 미팅을 진행하는 등 물밑작이 활발한 점을 볼 때 성급한 철수보다는 전략적인 ‘숨 고르기’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