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 미국 월마트가 잇따른 매장 폐쇄에 이어 대대적 구조조정을 또 한차례 단행할 예정이다.
27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전날 월마트는 공식 홈페이지에 "직원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재산이나, 현재 소매판매업이 불경기를 맞으면서 부득이하게 이 '재산'을 다시 한번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는 문구를 게재하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월마트가 중국에서 단행한 4번째 인원감축이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직원 숫자는 수백 명에 달하고, 감원 인력들의 대부분은 근무 경력이 15년 이상인 중·고위급 관리층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 회사에서 17년을 근무했으나 회사에서 갑자기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사결정을 통보해 왔다"며 "퇴직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었으나 회사는 구조조정 후 새로운 구조 안에서 현재 보직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월마트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 배경과 관련해 "회사 발전을 위해 업무 공정을 보다 간소화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최근 3년간 월마트는 4분기마다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에는 30개에 달하던 사무소를 베이징(北京), 션전, 상하이(上海), 다롄(大連), 청두(上海), 우한(武漢), 샤먼(廈門), 쿤밍(昆明) 등 8곳으로 통폐합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사업 정비를 위해 18개월간 영업점 15~30개 점포를 폐점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 중국 전역의 14개 점포를 문닫은 데 이어 올해 또 20여개를 폐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올해 3월 이후 월마트는 중국에서 7개 매장을 폐점한 상태다.
앞서 월마트차이나의 그레그 포란 최고경영자는 중국 내 약 400개에 이르는 매장 중 9%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축된 중국 내수 경기 속에 월마트의 저조한 매출 실적과, 중국 토종 소매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를 이번 구조조정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 소매업 전문가는 "현재 월마트가 중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3대 사업 중, 회원제 프리미엄 쇼핑센터 '산무(山姆)'외에 월마트가 5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슈퍼마켓 개념의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하오뎬(一号店)과 전국 대형마트 운영실적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면서 "이는 원가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의 가장 큰 원인이 됐을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현지 생산업체들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월마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와 과도한 차별이 월마트의 중국시장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년간 중국 규제당국이 잘못된 가격표기와 품질 미달 상품의 판매 등을 이유로 월마트에 총 980만 달러(약 107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월마트는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규제당국이 현지 생산업체나 유통업체들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내리고 있는 반면, 월마트에겐 과도하게 엄격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