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지난해 11월 사육사를 물어 숨지게 한 서울대공원 내 호랑이 '로스토프'가 뒷방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작년 사육사 사망사고 뒤 격리 조치된 시베리아호랑이 로스토프는 현재 별도의 방사장에서 생활 중이다.
서울대공원은 앞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로스토프 처리 및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세 가지다.
먼저 안락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결론났다. 당장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는 상태인데 안락사시키는 건 생명존중 차원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크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2011년 5월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으로 러시아 정부로부터 환경부에 개체가 기증된 로스토프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선물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당시 2010년생 암컷 펜자와 한 쌍으로 들여왔다. 이처럼 외교적 상징성을 지닌 탓에 안락사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일반에 공개는 영구적으로 하지 않는다. 서울대공원은 25억여 원을 들여 올해 7월 기존 맹수사를 리모델링한 '호랑이 숲'을 개장했지만 여기서 로스토프는 만날 수 없다. 과거 공격성을 드러냈던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그래서 전시하는 대신에 뒷 방사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앞으로 번식 계획도 없다. 로스토프는 그간 단짝 펜자와 두 차례의 번식을 거치면서 새끼 총 6마리를 낳았다. 일반적으로 맹수들은 사육 기준에 근거해 자연번식이 이뤄지는데 충분히 번식했다는 게 서울대공원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호랑이의 평균 수명이 15년인 점을 감안, 로스토프는 타 호랑이와 격리된 채 10년을 넘게 외롭게 지내다 자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물복지를 고려해 로스토프는 관람객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공간에서 사육 중"이라며 "향후 일반에게 공개하거나 번식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