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4곳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테크윈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2만8850원을 기록했다.
삼성테크윈을 비롯해 이번에 한화그룹에 팔리는 회사 주식을 가진 삼성그룹 계열사는 총 6곳으로 이 가운데 4곳이 주가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92%)와 삼성SDI(3.85%)가 오른 반면 삼성생명(-0.82%) 및 삼성증권(-0.58%), 삼성물산(-0.92%), 삼성정밀화학(-0.15%)은 하락했다.
인수에 나선 한화와 한화케미칼도 등락이 갈렸다. 한화케미칼이 약 1% 상승 마감한 반면 한화는 1% 이상 내렸다. 한화는 장 초반 11% 넘게 뛰기도 했으나 마감을 앞두고 경계매물이 쏟아졌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에 대해 "삼성그룹이 버린 카드라는 인식, 빅배스(경영진 교체에 앞서 부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 가능성이 제기돼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방산전문 항공기부품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과격해도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화학 부문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한화케미칼ㆍ한화에너지가 삼성종합화학ㆍ삼성토탈을 안으면 매출만 18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업계 1위로 2013년 매출 17조6000억원(석유화학 부문만 집계)을 올린 LG화학을 제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늘어날 이자비용은 부담스럽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이 약 5000억원을 외부로부터 차입할 경우 회사 순차입액은 4조8000억원까지 늘어난다"며 "연간 2000억원 이상이 이자비용으로 나가게 되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삼성테크윈 주식은 삼성전자(25.46%)와 삼성물산(4.28%), 삼성증권(1.95%), 삼성생명(0.60%), 삼성SDI(0.12%)가 나눠 보유해왔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물산(37.28%) 및 삼성테크윈(22.73%), 삼성SDI(13.09%), 삼성전기(9.04%), 삼성전자(5.29%), 삼성정밀화학(3.06%), 제일기획(2.78%)이 주요주주다.
총수일가 쪽에서도 이건회 회장(0.97%),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95%)이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이번 매각으로 약 9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약 2조2000억원을 들여 이 회사 보통주 165만주와 우선주 25만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취득 기간은 27일부터 2015년 2월 26일까지 약 3개월이다. 회사가 밝힌 목적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다. 정부가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것을 골자로 추진해 온 기업소득환류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