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명품의 몰락

2014-11-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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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홈페이지 제공]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수십년 동안 한국 시장을 호령했던 명품이 몰락하고 있다. 

고가 정책을 고수하며 승승장구하던 명품들이 매출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희소성 없는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지 않는다. 병행 수입과 해외직구가 활발해지면서 굳이 백화점을 고집하지 않고도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포스트 명품'도 다양해지면서 일부 명품 브랜드에만 열광하던 소비 패턴도 변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디올·버버리·구찌·페라가모 등은 최근 국내 실적이 반토막 났다. 에르메스·샤넬 등 충성 고객이 확고하던 초고가 명품 역시 백화점 매출이 하락하면서 실전 개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지난 2011년 29억여원이던 영업손실이 2012년 6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6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기업의 마이너스 성장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페라가모코리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10억원에서 지난해 107억원으로 3년 만에 반토막 났다.

구찌코리아도 최근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1년 2959억원에서 2012년 2558억원, 지난해 2425억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1년 460억원에서 2012년 310억원으로 32%나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다시 8% 줄었다

버버리코리아도 2011년 34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210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199억원으로 3년 만에 42%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407억원(2011년)에서 2393억원(2013년)으로 하락했다.

불황에도 해마다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던 초고가 명품 시장의 성장률이 꺾이자 업체들은 저마다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대표 제품인 버킨백과 켈리백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고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페라가모 역시 서울 외에 대전·인천 등 지방 백화점 진출을 확대하며 부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찌는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고, 커피와 베이커리·마카롱 등을 판매하는 구찌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다. 젊은 층과의 교감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가 늘고 병행수입 등 유통채널이 다각화되면서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향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며 "알렉산더왕, 셀린, 아크네스튜디오 등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젊은 소비층이 이탈하면서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예전처럼 전성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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