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최근 중국 경기 둔화에 제동을 걸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면서 은행업계와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민은행이 21일 다음 날을 시작으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0.4% 포인트, 1년 만기 예금금리는 0.25% 포인트씩 내려 각각 5.6%, 2.75%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돌연 '파격 선언'을 하면서 국내외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아울러 이미 막대한 '주택대출'로 허덕이고 있는 소위 '하우스 푸어'들의 대출금 상환부담도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금리가 0.4% 포인트 인하되면 100만 위안을 30년 기한으로 대출한 채무자의 월 부담액이 무려 261.4위안 가까이 경감된다는 것. HSBC은행의 경우 20년 만기 100만 위안 대출 금리가 과거 6.55%일 때 월 상환금은 6353.6위안이었지만 대출금리 하향조정 후 상환액은 6092.3위안까지 줄어든다.
이는 주요 경제주체인 '가계'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부동산 시장 투자 증가의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지난10월에도 중국 대부분 주요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은 하락했지만 일부 도시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구매제한령 및 대출기준 완화 등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가 이 같은 회복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상당규모의 '돈' 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업계는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이번에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선포와 함께 예금금리 적용 상한을 기준금리의 1.1배에서 1.2배로 확대한 것이 은행업계의 예금금리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고 시엔다이콰이바오(現代快報)는 분석했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에 묶여 있던 상당규모의 돈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자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조치 발표와 동시에 난징(南京)은행, 쑤저우(蘇州)은행, 닝보(寧波)은행 등 8개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의 20% 인상이라는 '강수'로 맞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중앙은행의 예금 금리 상한 확대는 중국 금리 자유화 실현에 필요한 중요한 한 수인 데다 움츠렸던 경기가 살아난다면 은행업계에도 이는 '호재'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은행 간의 총성 없는 치열한 전쟁을 예고해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