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7월 말 30조5541억원을 저점으로 8월 30조7087억원, 9월 30조9698억원 등 2개월 연속 늘어났다.
저축은행 수신은 76조원대까지 오른 적 있으나 2011년 부실대출과 대주주 비리 등 문제로 줄줄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도 이용을 기피하면서 수신이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특히 토마토와 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이 대거 영업정지를 당한 2011년 9월이후 올해 7월까지 33개월간은 수신이 늘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최근 저축은행의 수신 증가세는 저축은행 전반에 걸친 현상은 아니다. OK, 친애, SBI 등 일본계나 대부업계에 인수된 4∼5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SBI 저축은행은 이달 들어서도 광주지점과 인천지점 개점 기념으로 각각 연 3.2%의 정기예금을 한정 판매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를 갓 넘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3%대인 이들 저축은행의 예금 특판 상품은 하루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저축은행은 예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고리의 돈 장사를 하는 대부업체와 별로 다를 바 없이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비싼 금리로 빌려주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OK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의 비중은 99.4%였고 웰컴저축은행은 99.1%, 친애저축은행은 82.2%였다. SBI는 연 30∼35%의 금리가 적용된 대출 비중이 41.3%, 25∼30%의 금리가 적용된 대출은 27.0%를 각각 차지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도 최근 은행, 상호금융 등 다른 예금취급기관 보다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조3619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6%(3278억원) 늘면서 2년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같은 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1.0%였고 신용협동조합(0.7%), 새마을금고(0.6%), 상호금융(0.4%) 등 순이다.
한은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제출요구권 등을 활용해 잠재 위험요인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벌여나간다는 게 한은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