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기관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도착기준)은 지난달 말 기준 100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누적 FDI를 보면 전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148억2000만달러다. 이 가운데 중국은 1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30.4%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4분기 FDI 금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중국 기업의 투자는 한·중 FTA 효과가 아니라도 꾸준한 투자액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연도별 중국기업의 한국 직접투자액을 보면 2013년 1분기 5300만달러·2분기 1억400만달러·3분기 1억5500만달러·4분기 1억6900만달러, 2014년 1분기 2억2700만달러·2분기 5억4900만달러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중국기업의 대한 투자는 복합리조트 건설과 같은 부동산 개발 뿐만 아니라 종합 관광·레저, 정보기술(IT), 의류, 문화콘텐츠, 식품 분야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의류업체인 LANCY(朗姿) 그룹이 한국 아가방 지분 15.3%를 320억원에 인수한 사례와 중국 최대 패션의류 수출업체인 디샹(迪尚)그룹이 한국 기업 아비스타를 인수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중국의 대표적 IT 그룹인 텐센트는 2012년 5억 달러에 CJ게임즈의 지분 28%를 사들였으며 같은 해 카카오톡의 지분 투자를 통한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IT 시장에서 텐센트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알리바바 또한 한국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소령 산업부 투자유치과장은 “2~3년 전 만해도 부동산에 투자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작년 말부터 두드러지는 경향이 IT·게임산업, 문화콘텐츠 등의 투자도 활발해졌다. 이는 중화권 투자자체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뜻으로 식품 쪽 투자는 메이드인코리아 브랜드 네임이 경쟁력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정책적으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는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2년 처음으로 저우추취(走出去)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투자의 중요성을 내걸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중국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기준 1010억 달러로 지난 2008년보다 80.6%가 증가했다. 중국 비금융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013년 901억7000만 달러를 기록, 올해 1~6월 433억4000만 달러로 집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주요국들보다 FDI가 꼴찌수준인데다 중국의 전체 해외직접투자 규모와 비교해도 사실상 미미한 1%대 수준이다. 중화권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경쟁력 제고, 투자 규제 완화 등에 따라 중국의 해외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최근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가 증가하고 있는 차이나머니의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중국정부가 투자절차의 간소화, 투자승인금액의 상향 조정 등 측면에서 제도적인 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투자주체들의 해외직접투자가 더욱 활발할 것”이라며 “중국정부가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들을 완화하는 등 민간기업의 직접투자가 증가할 전망으로 향후 중국 민간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 차원에서 가전·식품·의약품 등 소비재 분야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