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국영 철강업체 '허베이철강그룹(HBIS)'이 세계 최대 철강 무역업체인 스위스 두페르코의 주요 주주가 됐다.
19일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허베이철강그룹은 이날 베이징에서 스위스 두페르코그룹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권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국영 철강기업이 글로벌 철강 무역업체의 주식 과반수 이상을 보유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위융(長于勇)허베이철강그룹 이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허베이철강그룹이 더욱 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영판매루트를 더욱 확충해 허베이의 철강 산업이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저가를 앞세운 중국 철강 기업의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자국 내 철강 수요 하락, 철강 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환경 규제에 부채가 늘어난 중국 철강업계가 탈출구 모색을 위해 저가 철강을 내세워 해외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73%나 급증한 852만t에 달했다. 올해 1~9월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철강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아울러 중국의 올해 철강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규모인 80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6150만t에서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저가의 철강이 세계 철강 가격인하 도미노를 일으켜 글로벌 철강 시장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감 또한 증폭되고 있다.
중국강철공업협회(中國鋼鐵工業協會)에 따르면 상반기 철강가격은 톤당 3212위안(약 55만3000원), 1kg당 3.2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1년래 최저치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배추 1kg가격인 3~4위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편, 중국정부는 이날 허베이성의 철강과 시멘트 등 과잉 생산 압박을 받는 품목의 생산기지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7년부터 철강과 시멘트 생산량은 각각 매년 500만톤씩 줄이고, 유리 생산량은 매년 1억5000㎏씩 줄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