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4/11/19/20141119145055506355.jpg)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정조가 큰외숙모인 여흥 민씨(혜경궁 홍씨의 큰오빠 홍낙인(1729~1777)의 처)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첩(牒). 정조가 원손(元孫)이었던 당시부터 재위 22년(1798년)까지 쓴 예필(睿筆, 세자나 세손 시절에 쓴 글씨) 2점과 예찰(叡札, 세자나 세손 시절에 쓴 편지) 6점, 어찰(御札, 왕 즉위 후 쓴 편지) 8점, 총 16점이 모아져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는 21일 18세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 세 편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현대어로 풀어 쓴 '소장자료총서'를 발간한다. 대상 자료는 ‘정조어필한글편지첩’, ‘곤전어필’, ‘김씨부인한글상언’이다.
■어린이의 필체로 쓰인 조선시대 한글 편지의 주인공이 바로 정조
관련기사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4/11/19/20141119145155808990.jpg)
[곤전어필:정조의 비인 효의왕후 김씨(孝懿王后, 1753~1821)가 한글로 쓴 어필(御筆). 효의왕후 김씨가 조카인 김종선(金宗善)에게 한문으로 된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게 한 다음 옮겨 쓴 것이다. 곤전(坤殿)이란 왕비가 거쳐하던 궁전을 가리키는 말이자, 그곳에 있던 왕비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곤전어필’은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정조의 비인 효의왕후 김씨가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조카 김종선에게 우리말로 번역하게 한 다음, 자신이 직접 한글로 옮겨 쓴 소설이다. 책의 말미에는 효의왕후가 이 글을 친필로 쓰게 된 동기와 취지를 적은 발문과 함께 청풍 김씨 가문에 하사한 경위를 적은 김기후, 김기상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씨부인한글상언’은 사대부 여성이 영조에게 장문의 한글로 올린 정치적 탄원서
‘김씨부인한글상언’은 서포 김만중의 딸이자, 신임옥사 때 죽음을 당한 이이명의 처 김씨 부인이 손자와 시동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영조에게 올린 한글 탄원서이다. 정자로 정성 들여 쓴 이 상언은 크기가 81.5×160cm(세로×가로)에 달한다. 정치적 격변기에 일어났던 당쟁의 한 장면을, 한 사대부 여성의 절박한 심정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조선 후기 상류층의 일상생활에서도 한글이 활발하게 사용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정조어필한글편지첩’과 ‘김씨부인한글상언’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총서 발간과 관련하여 ‘조선 후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의 한글문화사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두 차례의 학술 모임을 개최한다. 서예 분야의 박정숙 교수(성균관대), 역사 분야의 정재훈 교수(경북대)가 발표한다. 학술 모임은 국립한글박물관 강의실(1층)에서 11월 21일(금)과 28일(금) 오후 2~4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