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후강퉁 리스크도 함께 알려야

2014-11-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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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코스피가 10월로 들어서자마자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 원금손실 우려로 많은 투자자를 떨게 했다. 현대중공업이나 LG화학, 에쓰오일처럼 ELS가 단골 기초자산으로 삼았던 회사 주가가 2013년 이후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종목형 ELS는 기초자산 값이 기준가를 밑돌면 차이 만큼 투자자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약 5조원에 이르는 돈이 종목형 ELS에 투자된 것으로 추산한다. 증권사는 ELS로 은행이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마케팅에 열을 올려 왔다. 그러나 이처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중국이 17일부터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실시한다. 문제는 후강퉁에 대해서도 증권사가 ELS와 똑같은 방법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증권사 입장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를 늘릴 수 있어 후강퉁은 천금 같은 기회다. 증권사마다 유명강사를 초청해 후강퉁 세미나를 열고 있는 이유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도 솔깃한 얘기다. 저금리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주식이 후강퉁 실시 기대감으로 반짝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말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 주식이라고 주가가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다. 실제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바람에 펀드런 사태가 발생했던 것도 불과 수년 전이다.

물론 중국 증시는 긴 안목으로 볼 때 큰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아직 회계 투명성조차 담보돼 있지 않다. 우리 증시에 멀쩡하게 상장했다가 분식회계로 퇴출당한 중국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에 대한 명쾌한 설명 없이 증권사가 후강퉁 띄우기로 잇속만 챙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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