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11월 들어 이날까지 1893.54에서 1980.07로 4.57%(86.53포인트) 올랐다. 2013년 말(1518.14)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30%를 넘는다.
보험업종지수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약 8%가 뛰었다.
증권업종은 증시 활성화 대책을 비롯한 정부 부양책 덕에 하반기 들어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보험주 역시 퇴직연금 확대 같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ㆍ보험주는 이런 정책 기대감뿐 아니라 실제 영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전일 내놓은 국내 59개 증권사 실적을 보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총 8145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순손실을 냈던 전년 동기에 비하면 흑자로 돌아섰다.
보험사도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5조1053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6% 증가했다. 대장주인 삼성생명이 주식처분이익을 늘린 가운데 보험주 전반적으로 보험료 수익이 개선됐다.
여기에 증권주나 보험주는 배당성향도 높아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매수세가 더 늘어나고 있다. 증권ㆍ보험주를 보면 배당성향이 약 30%로 국내 평균치인 10~20%보다 높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ㆍ보험주가 대부분 (3월 결산에서) 12월 결산으로 전환해 연말을 앞두고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은행주는 연고점 대비 10% 가까이 밀리고 있다.
은행주도 올해 들어 이날까지로 보면 30%가 넘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9월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연고점을 찍은 9월 3일부터 전일까지 하락률이 9.88%에 이른다.
증권ㆍ보험주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8,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해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낮췄다. 여기에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오는 13일로 잡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인하가 점쳐진다.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로 돈을 버는 은행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3분기 국내 은행 순이익이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가까이 늘어난 반면 수익성을 재는 순이자마진은 1.81%로 전년 동기(1.80%) 대비 제자리걸음을 쳤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는 않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 속에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빠르게 떨어지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주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실적은 순이자마진이 관건"이라며 "내년 금리가 오름세를 타야 주가도 본격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