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그야말로 '중국의 잔치'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외교·안보 등 방면에서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G2(주요2개국)' 의 위상을 전세계 과시했다.
무엇보다 시진핑 주석은 역내 '경제적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중국은 APEC 회의 기간 ‘아시아 태평양의 꿈(亞太夢想·아태의 꿈)’을 제시하며 아태 지역의 새로운 비전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400억 달러‘실크로드 기금’ 과 APEC 1000만 달러 기금 출연을 약속하는 등 막대한 경제력을 앞세워 아태 경제 주도권 확보에 주력했다.
중국은 미국에 보란듯이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전격 타결하며 중국의 '경제 영토'도 한층 확대했다. 때마침 1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하는 타이밍에 맞춰 미국의 경제파트너이자 군사동맹인 한국과 FTA를 타결하면서 미국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또 중국은 APEC 주최국으로서 미·러·일 등 세계 주요 정상들과 잇단 양자 회담을 통해 대국 외교도 선보였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폐막 후 오바마 대통령과 가진 비공식적 회동에서는 미국 측에 당당하게 '신형 대국관계' 구체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국가주석 취임후 푸틴 대통령과 가진 10번째 만남에서는 올 들어 두 번째 대규모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 중·러간 경제 밀월관계도 재차 보여주었다.
특히 10일 아베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시진핑 주석은 영토·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진전된 대화를 이끌어내며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굳게 걸어닫은 중·일간 고위급 대화의 문도 열었다.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시종일관 냉랭한 태도로 아베 총리를 접대한 시 주석은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훈계도 늘어놓으며 대국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