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중국ㆍ홍콩 증권당국이 오는 17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전격 실시한다. 시가총액만 4000조원을 넘어서는 세계 5위 증시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투자자에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날 성명에서 17일 후강퉁을 실시하며 하루 거래 한도를 235억 위안(4조1634억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루 한도 안에서 중국 내국인만 거래할 수 있던 상하이증시 A주를 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가진 외국인만 상하이증시 B주 거래가 허용돼왔다.
마크 코닌 홍콩 케세이코닝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후강퉁 실시 발표는 타이밍이 적절했다"며 "큰 혁신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 역할은 꾸준히 커져왔다. 세계 결제자금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월 1.9%에서 2013년 10월 8.7%로 늘어났다.
이른 감이 있지만 상하이증시에 이어 중국 선전증시까지 교차매매가 허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년 안에 선전증시가 교차매매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나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이미 후강퉁 트레이딩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우리 주요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증권 및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를 필두로 후강퉁 라이센스를 딴 중국 현지 증권사와 관련작업을 끝냈다.
우리 투자자가 후강퉁 실시와 동시에 안방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중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한ㆍ중 증시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후강퉁 실시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일제히 뛰어올랐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95%(18.36포인트) 상승한 1958.23을 기록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30% 올랐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중국 자본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며 "중국 우량기업에 투자하면서 성장과실까지 나눌 수 있어 우리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