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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이 창업 시장에 몰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빚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의 영업 경쟁도 자영업자 대출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이 자칫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도 쏟아진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말 94조원에서 2011년 말 104조원, 2012년 말 114조원, 2013년 말 124조원 그리고 올해 10월 말 현재 134조원까지 급증했다.
4년도 안 돼 무려 40조원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63조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모든 대출종류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이 기간 대기업 대출 29조원, 전세 대출 13조원, 신용 대출은 8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했고, 일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전환하면서 2010년 말 157조원에서 올해 10월 말 147조원으로 줄었다.
그 결과 2010년까지 중소기업 대출의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말 중기 대출의 91%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머지않아 중소기업 대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2조4810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2조361억원, 하나은행은 1조9756억원 등 다른 은행의 대출잔액도 크게 늘었다. 일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이미 중소기업 대출을 넘어섰다.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원인은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창업이 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매출은 줄어든 반면 비용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수는 537만명으로 2009년 대비 10.4% 늘었다. 하지만 국내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사업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급감했다. 3년 새 연간 매출이 1300만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은행권의 대출경쟁 심화도 자영업자 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가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은행 건전성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자칫 자영업자 대출이 급속도로 증가할 경우 더 큰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