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른다.
박 대통령은 8박9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과 미얀마 네피도, 호주 브리즈번 등 3개국을 돌며 ‘다자외교’를 벌인 뒤 오는 17일 귀국하는 강행군을 벌인다.
◆朴 대통령, 연쇄 다자회의 강행군…시진핑과 다섯 번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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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먼저 중국 베이징을 방문, 10일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제22차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아·태 동반자 관계를 통한 미래구축’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11일 오전 APEC 정상회의 첫 세션(Retreat 1)에서 ‘지역경제통합 진전’을 주제로 관련 토의를 한 뒤 업무 오찬에 참석해 ‘포괄적 연계성 및 인프라 개발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한·중 FTA 협상 타결 여부다. 한·중 FTA는 인구 13억명의 내수시장 ‘빗장’이 풀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국과의 FTA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외교사의 전환을 가져올 전망이다.
양국이 상품분야와 서비스 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 차를 보이고 있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전격적인 빅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중국 측의 지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한국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전해져 양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朴 대통령, 집권 2년차 세일즈 외교 마무리…성과 주목
반면 박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순방에서도 한·일 정상회담 여부는 불투명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에 부정적인 데다 일본 역시 APEC 정상회담 일정 중 중국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여전히 우리 정부 배제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핵심 3국인 한·중·일이 제각기 다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박 대통령은 12∼13일 미얀마 네피도를 방문, 제9차 EAS와 제17차 아세안+3 정상회의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다.
EAS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아세안+3에서는 아세안 의장국인 미얀마와 공동으로 회의를 주재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14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동, 15∼16일 진행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15일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주제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뒤 16일 ‘세계 경제 회복력’, ‘미래도전’ 등을 주제로 하는 업무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박 대통령은 G20 무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왕세제와 양자회담을 갖고 투자진출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다. 중동지역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