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 납북자문제의 상징적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橫田惠·1977년 납북)가 1994년 평양의 한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사진= 채널A 방송 캡쳐]
이 같은 사실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일 교섭을 진행 중인 일본 정부의 극비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동아일보는 7일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의 공동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메구미가 생존해 있을 수도 있다"며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져 왔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메구미가 자살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번 증언에 따라 대북제재를 풀면서 대북 교섭에 나섰던 아베 정권은 “결국 북한에 농락당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출범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탈북자들은 "메구미가 평양시 49호 병원(정신병원)에서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라며 "1994년 4월 병원에서 사망해 그의 시신을 인근 야산에 묻었다"라고 증언했다고 최 대표가 전했다.
1964년생인 메구미는 1977년 11월 만 13살 나이에 니가타(新潟) 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결혼해 딸을 낳고 우울증을 겪다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발표했고, 2004년 메구미의 것이라며 유골을 일본에 넘겼지만 일본 측은 감정결과 다른 사람의 유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일본 측 조사관 3명과 함께 지난 9월 제3국에서 해당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탈북자들의 신변 보호 때문에 이들의 정확한 신원과 현재 위치를 아직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