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GS건설이 올 초부터 추진 중인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이 사실상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국내 상장 건설사 빅5 중 두 번째로 부채비율이 높은 GS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위 5개 상장 건설사 중 대우건설(74.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부채비율이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대림산업(55.47%)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나머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부채비율은 각각 56.8%, 61.59%다.
GS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74.58%에 비해 감소했지만, 66.64%를 기록했던 2012년 12월 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결산일로부터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5조7902억원으로 1년 이후에 도래하는 비유동부채 3조1843억원 보다 많았다.
GS건설은 이 같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6월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 주식은 665만4675주(67.56%)다.
그러나 조회공시를 통해 매각 검토 사실을 공식 인정한 지난 2월 이후 9개월째 매각이 완료되지 않고 있다. GS건설은 4월 우리투자증권과 매각주관사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7월 본입찰을 마감하고 매수 후보자들과 매매조건을 협의 중이다.
매각 지연에는 삼성동 한전 부지 매각으로 파르나스호텔이 운영 중인 호텔의 몸값이 뛴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운영 중이다. 코엑스몰의 일부 상업시설과 현재 공사 중인 오피스빌딩도 소유하고 있다.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 지분의 장부가액은 4734억원이지만, 7000억~8000억원대 매매가격이 형성됐다. 특히 한전 부지가 현대차그룹에 낙찰된 이후 매각가격이 최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한전 부지 매각 호재를 활용해 가격을 최대한 높이려는 GS건설과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는 매수 후보자들간의 눈치싸움이 장기화되면서 매각은 늦어지고 있다.
당장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세부 협의 일정과 매각대금 납부 시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이 늦어진다는 것은 지분 매각의 목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GS건설 관계자는 “통상 매각대금이 완납되는 시점을 매각 종료 시점으로 보기 때문에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건설은 내부 보유 현금이 충분하고 경영도 정상화되고 있어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1조4000억여원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당장은 자금사정에 큰 문제가 없다”며 “매각대금은 만기 회사채 상환과 초기 사업비 충당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