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기업들은 MB정부의 자원외교 활성화 정책에 따른 무리한 투자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앉으면서 지금의 경영악화로 이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자원의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단순히 부채감축을 위해 섣불리 해외자원개발에서 손 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원 아래 해외자원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국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어 경쟁국으로서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 기업의 석유·가스 M&A 실적(2012년 금액기준)에서도 중국의 차이나 파워는 여실히 드러났다. 1위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을 비롯해 2위 시노펙, 6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등 중국 에너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에너지기업들은 석유·가스 등 전통자원은 물론 셰일가스·타이트오일 등 비전통자원까지 투자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지분투자만 봐도 2011년 13억달러, 2012년 29억달러로 매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석유공사 등 국내 주요 에너지공기업은 오는 2017년까지 총 6조3000억원의 해외투자자산을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현 정부 들어 과거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부실 투자론이 불거지는 동시에 고강도 경영정상화에 따른 부채감축을 위해서다.
실제 MB 정부시절 에너지공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규모는 43조원에 달하지만, 현 정부 들어 손실액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문제는 현재 경제성에만 입각해 해외사업을 매각할 경우 지분을 헐값에 넘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해외 연간 원유 수입액도 1000억달러가 넘는 등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처지를 감안했을때 에너지·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부실한 투자는 바로잡되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우인터내셜과 석유공사의 합작품인 '동해-1 가스전' 사례를 봐도 10년간의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투자금의 10배가 넘는 10억달러를 회수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율은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에너지자원개발이 정부 지침에 무작정 휩쓸려가서는 안 될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