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 위기 몰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2014-11-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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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실적 미비, 독일 합작사도 불협화음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미래먹거리로 야심 차게 추진해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빅3 가운데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와의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양상이다. 올 들어 경쟁사들이 유럽과 중국 등에서 잇단 수주 소식을 전해오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합작사를 통한 공급 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 △주력 석유화학 분야의 실적 부진 △합작사와의 불협화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백 장기화 등 악재가 거듭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판매량은 애초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얹은 기아차 '레이EV'와 '쏘울EV'의 국내 판매량은 올 들어 9월까지 473대에 불과했다. 해외에서는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통해 2000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베이징자동차에 공급했지만, 이를 모두 합쳐도 2500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이는 배터리 공장의 생산력에 비해 매우 미약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전기차 1만대에 공급이 가능한 서산공장(200MWh)에 100MWh 규모의 설비를 증설했다. 이로써 기존 대전공장(100MWh)과 연간 전기차 2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총 400MWh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국에서 최소 5000~8000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더라도 공장을 풀가동하진 못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2017년까지 공급 규모를 2만대까지 확대해 합작사를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유럽 공략을 위해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과 설립한 'SK-콘티넨탈 이모션'도 사업 종료 위기에 처했다.

콘티넨탈 최고재무책임자(CFO) 볼프강 쉐퍼는 지난 4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전기차 시장은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SK이노베이션과 합작사업을 지속할지 연말까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과 콘티넨탈은 지난 2013년 합작사를 출범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콘티넨탈의 발표에 SK이노베이션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콘티넨털 측 발언은 양사가 합의한 내용이 아니며, 공식적으로 합작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바 없다"면서 "앞으로도 자동차 배터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이 합작사와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양사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 모두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사업 중단이나 축소 등의 계획이 발표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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