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학산업 침체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 경쟁력 문제"

2014-11-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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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화학산업 불황, 글로벌 경기 탓 아니다"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한국 화학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글로벌 경기 탓이 아니라 구조적 경쟁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LG경제연구원은 '한국 화학산업의 불황, 경기 사이클의 문제 아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화학기업의 실적 부진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보다는 범용제품 위주인 한국 화학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악화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 화학산업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원인에 대해 "중국 수요나 글로벌 산업경기를 불황의 원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되고 있다"며 "한국 화학기업의 실적 부진을 글로벌 산업 경기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불황은 범용제품 위주인 한국 화학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동아시아 역내 수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현지기업, 중동 등 저가원료 기업들과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고기능 제품이나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산업에서 선진국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유럽과 일본의 화학기업들은 90년대 이후 내수 침체와 범용사업에서 후발기업의 거센 추격으로 경쟁력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면서 글로벌 화학기업의 위기극복 사례를 설명했다.

바스프는 한발 앞선 포트폴리오의 최적화 및 고도화 실행력으로, 일본의 도레이는 솔루션 전략으로, 솔베이는 사업의 질을 중요시하는 구조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양호한 사업 성과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일부 일본 종합화학 기업들은 위기를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추진했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만큼 실행력이 담보되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평균 수익성도 하향되는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한국 화학기업들의 불황은 과거 유럽·일본 화학기업들이 경험한 근본적 경쟁력의 위기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유럽·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표준화된 해결방안은 없다. 각 기업의 사 업영역과 규모, 보유 역량에 따라 전략 방향과 실행 방식은 다르게 설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영역과 운영방식을 찾아 철저하게 실행하는 추진력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화학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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