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10조원의 가치

2014-11-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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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 9월 낙찰가 10조5500억원으로 전국을 술렁이게 만들었던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근 부동산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테마주까지 생기면서 향후 개발 방향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3조원의 가치가 있는 땅으로 평가됐던 만큼 현대차와의 인수전 공방에서 삼성이 얼마를 제시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추측도 난무했다.

최근 전해 들은 바로는 삼성에서 9조5000억원을 써내 다소 아쉽게 인수에 실패했다고 한다. 작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통 크게 10조원 이상을 쓸 계획도 있었으나, 눈치싸움에서 판단 미스가 발생했다는 것.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인수 관계자는 문책을 받았다는 풍문도 들려 왔다.

10조원이라는 형이상학적인 금액을 두고 언론과 업계에서 설전을 펼치는 가운데 놀라운 사실은 광교신도시를 조성하는 데 있어 토지 보상 및 인프라 구축에 약 9조원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7만9342㎡의 한전부지가 1128만2000m², 계획인구 3만1113가구의 광교신도시보다 1조원 이상 비싼 셈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위 관계자는 "인천 검단을 비롯해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분양 중인 LH의 토지를 더해도 7조원이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도시급의 한전부지 매입에도 불구하고 수혜자로는 현대차가 아닌 부채를 덜게 된 한전이 꼽힌다. 낙찰가 거품을 반증해 주는 결과다.

뚜렷한 개발 방향이 나오기 전까지 한전부지와 관련한 수식어에는 '비싼 낙찰가'가 따라 다닐 것이다. 현대차가 입찰에서 너무 큰 금액을 쏟아 부은 나머지 한전부지를 새로 개발하기 보다 리모델링을 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낙찰가는 자존심 문제가 아니었음을, "제 값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현대차와 서울시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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