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증권 및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에 속한 해외 종속법인 자본총계가 상반기 총 1조4986억원에 이르렀지만 순이익은 1.5%도 안 되는 203억원에 머물렀다.
해외법인 자본총계가 1조5000억원에 맞먹고 있으나 은행 이자에도 못 미치는 이익을 올린 것이다.
그나마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것도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이나 홍콩에서 흑자를 낸 덕분으로 중국 본토에서는 모두 순손실이 발생했거나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을 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87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62억원) 및 대우증권(46억원), 삼성증권(7억원), 우리투자증권(1억원) 순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순이익에서 1위를 차지한 데 비해 해외 종속법인 자본총계는 1531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자본총계로 보면 대우증권(5986억원) 및 미래에셋증권(3809억원), 우리투자증권(2774억원), 한국투자증권(1531억원), 삼성증권(887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종속법인 자본총계를 미래에셋자산운용(2013년 말 6946억원)까지 합쳐서 볼 경우 1조754억원으로 나머지 4개 증권사를 모두 합한 것보다 컸다. 다른 4개사가 계열사로 둔 운용사는 직접 해외법인을 두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86% 지분을 출자해 중국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맵스프런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1호' 펀드는 2013년 순이익만 76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상반기 홍콩 및 브라질 현지법인이 각각 45억원, 21억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홍콩법인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기자본 투자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대부분 국내 증권사에게는 아직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그나마 미래에셋증권ㆍ미래에셋자산운용이 먼저 해외시장에 진출한 덕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나머지 회사는 국내 본사 오퍼를 대신 수행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만 유안타금융지주가 10대 증권사에 드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사들인 데 이어 빅5에 속하는 현대증권도 중화권 자본 인수설이 나온다"며 "글로벌시장 공략은커녕 우리 앞마당조차 내주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