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940원대로 추락...6년여만에 최저

2014-11-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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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딜링룸, 환율전광판[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재개된 '강(强)달러·엔저(低)'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원·엔 재정환율(달러화 대비 가치로 비교한 환율)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스피는 1930선으로 후퇴했다.

4일 오후 4시35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29원이다. 원·엔 환율이 9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원·엔 환율은 이날 오전 6시55분 100엔당 940.05원까지 하락, 93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는 지난달 31일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확대 조치 이후 엔화는 약세를,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면서 가팔라졌다.

이같은 강달러·엔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환율에 민감한 한국 경제의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강달러는 자본 유출과 주가 하락,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내수 활력을 떨어뜨리고, 엔저는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엔저 심화 우려감에 코스피는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7.78포인트(0.91%) 내린 1935.1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큰 폭으로 상승,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원 가까이 오른 달러당 1082.0원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띠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긴 것이다.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인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날보다 3.9원 오른 1076.5원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외환당국이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에 보조를 맞춰 원화 가치도 끌어내리면서 원·엔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네고물량도 원·달러 환율을 1070원대로 복귀시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강달러·엔저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환율의 수준보다도 급격한 환율 변동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큰 방향은 내년까지 유지되겠지만 급격히 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환율 변동성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커질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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