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 완화와 맞물려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한때 적체됐던 미분양이 날개 돋친 듯 팔려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투자이민제 확대는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주요 타깃인 중국인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어 반쪽짜리 회복세라는 지적이다.
지난 31일 찾은 송도에는 포스코건설이 국제업무단지(IBD) 3공구에 분양하는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모델하우스 개관과 맞물려 적지 않은 인파가 몰렸다.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주말 동안 3만2000여명이 방문하며 부쩍 높아진 송도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송도 지역은 중심지인 IBD를 중심으로 대부분 아파트가 입주했거나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주거환경을 대부분 갖춰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9월 기준 송도 인구는 8만2176명으로 전년 동월(6만6511명) 대비 1만6000명 가량 늘었다. 2년 전인 2011년 9월보다는 3만명 정도 증가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신규 분양이 많지 않아 주변 미분양이 대부분 팔리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내 청약에서 고전했던 단지들의 미분양 해소세가 가파르다. 인천시청 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 청약에서 미달됐던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는 9월 기준 미분양이 8건으로 사실상 계약을 완료했다. 5월만 해도 339가구가 남았지만 5달새 대부분 물량을 팔아 치운 것이다. 올 2월 분양에서 3순위에서 마감한 ‘송도 호반 베르디움’의 경우 5월만 해도 미분양이 1456가구였지만 9월 229가구로 1200가구 넘게 감소했다.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정작 의도했던 중국인 등 외국인의 투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송도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중국인의 관심은 많지만 투자를 이끌어낼만한 마땅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송도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는 실제 중국인이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분양을 진행 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의 경우 20채 이상이 중국인 몫으로 돌아갔고,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도 모델하우스도 최근 10팀 이상의 중국인들이 다녀갔다.
정부도 중국인 등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이 지역 미분양을 매입하는 외국인에게 국내 영주권을 제시하는 투자이민제를 확대 시행했다. 이전까지는 콘도나 호텔 등만 대상이었지만 주택으로 대상을 넓힌 것이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시행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투자이민제 신청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부분 아파트 가격이 7억원 미만인데 투자이민제 대상 금액이 7억원으로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송도를 자주 찾는 중국인들도 굳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아파트 두 채를 매입하려는 수요는 없어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순기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분양소장은 “중국인 사업가·자산가들은 버스를 타고 몰려다니면서 송도 지역 부동산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이민제 대상 금액을 5억원으로 낮추기만 해도 이들의 투자를 촉진시킬만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투자이민제 확대 시행이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실적은 없지만 현지에서 중국인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실제 구입 후 투자이민제 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