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버 웹툰 ‘패션왕’(작가 기안84)은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초반 인기를 끌었던 현실감 있는 스토리가 후반부로 가면서 기이하게 바뀐 점, 그리고 기안84의 상습적인 업로드 지각으로 평점이 매우 깎이기도 했다.
영화 ‘패션왕’(감독 오기환·제작 와이랩 노마드필름)은 기안84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주원이 우기명을, 안재현이 김원호를 연기했으며 걸그룹 에프엑스 설리(곽은진 역), 박세영(박혜진 역), 김성오(김남정 역), 이일화(우기명 모), 신주환(창주 역), 민진웅(두치 역)이 출연했다.
먼저 원작 ‘패션왕’에서는 절친이었던 우기명과 원호, 혜진, 창주, 두치가 두 패로 나뉘었다. 혜진과 공식 연인인 원호와 두치, 김남정에게 짝퉁 뭉클레어 옷을 산 기명과 창주가 한 편이 됐다. 원작에서 ‘스포츠패션’을 주름 잡았던 두치는 원호의 부하 정도로 묘사됐다. 원작 팬들은 기안84가 두치를 비스트 윤두준과 비슷하게 그려 윤두준이 캐스팅되길 바란 적도 있다.
또 극적인 장치를 위해 우기명을 매우 찌질한 빵셔틀로 그렸으나 이 또한 원작과 다르다. 원작에서는 그저 공부밖에 몰랐던 우기명이 박혜진을 흡모해 자극을 받아 멋진 남자가 되고자 등골브레이커로 유명한 패딩을 인터넷으로 장만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일명 ‘짝퉁’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간지남으로 거듭난다.
박혜진 역시 영화에서처럼 엘레강스한 성격이 아니라 매우 활발하고 귀여운 여고생인 점이 다르다.
그나마 김원호가 원작과 제일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모델 활동 중인 김원호가 우기명에게 패션에 있어 질투 아닌 질투를 느끼고 패션왕 선발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것은 맞지만 집안사로 인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자신이 갖고 싶어하는 것은 무조건 가져야하는 인물은 아니다. 혜진을 사이에 두고 우기명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비슷하다.
웹툰 ‘패션왕’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기 보다는 ‘패션왕’에 대한 오마주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영화의 성공 요소는 충분하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중2병’ 대사와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는 점, 원작의 인기가 매우 컸다는 점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는 필수 관람영화로 등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작인 듯 원작 아닌 원작 같은 영화 ‘패션왕’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6일 15세 관람가로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