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호, 골든타임 키를 잡아라⑤] "장기적 관점으로 한국경제 체질개선 필요"

2014-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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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도형 성장에 익숙한 한국경제, 대외변수로 이끌어 갈 동력 잃어"

"당장 숫자에 눈이 멀어 큰 그림 놓치면 안 돼"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 경제가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내수와 외수 양방향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출주도형 성장에 익숙한 한국 경제는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내수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수출을 통한 소득으로 상쇄시켰으나 지금은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내수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게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단순한 응급처방보단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경제의 체질개선과 구조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에 따라 아주경제신문은 '한국경제호, 골든타임'을 주제로 경제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 한국 경제 위기 '직시'…응급처방은 '차선'

지난 7월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은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판단,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늪을 탈출하기 위한 갖가지 응급 처방을 내놨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세제 개편안,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선보였고 재정건전성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 2015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했다.

한국은행 역시 서민경제 악화라는 부작용을 무릅쓰고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정부의 부양책에 힘을 보탰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인식에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정책적 선택으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의 차이지만 정부는 재정 건전성, 금리 인하의 부작용보다 경제살리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이 맞다고 본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정책동향실장은 "정부가 경기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줬기 때문에 다소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정책으로 인한 효과만을 따로 분리해서 평가할 순 없지만 정책 그 자체만으로는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내수 부양을 위해 확대 재정 정책을 쓰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까지 내려가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의 경착륙을 막을 수 있었다"면서 "부동산 규제 등을 완화해서 부동산 경기가 약간 살아나는 기미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책 효과 단기적 판단은 '금물'…눈앞의 숫자에 연연하지 말아야

전문가들은 새 경제팀의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데 입을 모은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얼마냐의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밑바탕을 얼마나 다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 없어서 경제가 살아나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며 "말로만 하던 것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얼마만큼 제대로 이뤄내느냐에 주목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보이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효과가 제대로 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창배 연구위원도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정책을 통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효과를 보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같은 의견을 내놨다.

◇ 대외 변수 사실상 어쩔 수 없어…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 길러야

미국 양적완화, 일본 엔화 약세, 중국 성장률 하락, 유럽 경기 둔화, 신흥국 부진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날이 갈수록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우리가 어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김성태 연구위원은 "사실상 해외에서 일이 터져서 우리에게 영향이 오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대외 여건이 바뀌어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단기적인 처방에 연연하기단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대외여건이 우리가 잘한다고 좋아지는 게 아닌 데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려면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면서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단기부양책을 지속한다면 감당해야 될 부작용 때문에 재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도 어려웠지만 어떻게 보면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많이 했다"며 "지금의 저성장을 우리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의 부실한 부분을 정리하고 기초체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 장기적 안목으로 경제 체질개선 과제에 주목해야

정부가 내수 부진과 대외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앞으로는 중장기적 구조개혁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부가 경제 체질개선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 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단기부양책은 부작용 우려도 있는 만큼 현재 나온 응급처방은 마중물에 만족해야 하고 그게 지속될 순 없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조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연구위원은 "정책적 역량이 100이라면 80은 구조 개혁하는 데 쓰고 20을 대외변수 등 단기적인 대책에 써야 한다"며 "서비스산업 활성화, 규제개혁, 공공부문 부채 개혁 등을 확실하게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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