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라오스 거래소 설립을 앞두고 지난 2008년 '라오스 증시 설립 현지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2007년 7월에 나온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의 후반부를 그대로 베껴쓴 채 국가명만 바꿨다. 캄보디아에 대한 사전타당성 검토는 외주 용역을 통해 이뤄졌지만, 표절된 라오스 보고서는 한국거래소의 경영지원본부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앞부분에 적힌 라오스 일반 개황도 2005년 라오스 대사관의 안내 문서를 그대로 복사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표절된 사전타당성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총 1745만1015원의 출장비용이 들어갔다. 조사는 총 11일간 임원 1인과 팀장 1인, 과장 2인, 대리 1인 등 5인에 의해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는 라오스거래소에 대한 지분을 49% 확보하고 있으나, 거래수수료 등을 통한 수익은커녕 2011년 4억9000만원, 2012년 12억4000만원, 지난해 12억8000만원으로 매년 적자가 늘고 있다. 캄보디아에도 2012년 총 900만 달러(99억7000여만원)를 투자했지만 두 기업만 상장된 상태며, 역시 2012년(4000만원)과 2013년(2억1000만원) 적자를 냈다.
현재까지 투자된 금액 234억원은 거래소의 설립자본금(1000억원) 대비 20%가 넘는 금액이다.
이상규 의원은 "한국 거래소는 위조 수준의 보고서를 근거로 해외투자를 벌여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향후 해외 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에 대해 "표절로 지적된 부분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나 교육, 필요한 인프라 등에 대한 내용인데, 두 나라 모두 자본시장 저개발 국가여서 상황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지조사 보고서는 초기 보고서일 뿐 이후 세부 보고서도 나왔으며, 해외 투자는 10년의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보는 것이어서 초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