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송종호 기자 =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과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도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하기 쉽지만 최고 30%에 달하는 고금리가 적용돼 부채가 악성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경기 침체로 저신용자들의 카드 대출이 늘어나면 오히려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가 최고금리 24.92%로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24.70%), KB국민카드(23.89%), 하나SK카드(23.30%), 롯데카드(22.90%), 외환카드(22.72%), 우리카드(22.43%), 현대카드(21.80%), 비씨카드(21.69%)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1~3등급의 고객이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에도 최소 12%의 금리가 적용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각 금융사에 적용되는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카드사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 중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를 인하한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는 지난 1일 현금서비스 최저금리를 7.8%에서 6.8%로 낮췄다. 카드론 최저금리도 6.9%에서 6.0%로 인하했다.
문제는 대출금을 제 때 갚지 못할 경우 적용되는 연체이자율이 더욱 높다는 점이다. 각 사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연체이자율은 최저 21.00%에서 최고 29.9%까지 적용된다. 30%에 육박하는 금리다.
보험사들의 약관대출도 최고 연 10%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약관대출은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중도인출과는 달리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이 필수다.
확정금리형의 경우 흥국생명과 동부생명의 최고금리가 10.5%로 가장 높다. 동양생명, 에이스생명, 메트라이프생명, ING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도 9%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보험사의 고금리 대출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약관대출은 보험금 또는 해지환급금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어 특별한 위험부담이 없는데도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개선을 위해서는 카드사와 보험사 모두 대출상품에 대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요지부동인 대출상품 금리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가 파산하면 결국 금융사의 수익도 줄어든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