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최근 국제 유가가 베럴당 8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초 두바이유는 베럴당 88.0달러로 35개월 만에 최저치, 브렌트유도 88.4달러로 4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물가 하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저물가 현상의 고착화를 유발할 우려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 기업투자심리 개선, 저물가 기조 이어질 것
국제 유가 하락은 국민소득 증대, 물가 하락에 의한 소비와 생산 증대 효과 이외에도 불확실성 저하에 따라 기업투자심리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 증대 등의 효과를 유발해 국내 경기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국제 유가 10% 하락 시 소비 0.68%, 투자 0.02%, 수출 1.19% 등의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GDP는 0.27%, GNI는 0.41%의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소비자 물가도 0.46%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저물가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물가(CPI)의 하락을 초래하면서 저물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자연스레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게 된다.
◆ 국제 유가 하락기,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보고서는 국제 유가 하락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가가 상대적으로 싼 기간 동안 △유류 비축량 증대, △오일 생산국에 대한 장기수급계약 조정 등을 통한 오일 수입 비용 축소, △오일 자원 개발 투자 효율성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경제 전반에 파급돼 경기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유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억제하는 한편, 유가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모니터링 강화, 공정성 제고와 같은 정책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업의 연구·개발(R&D), 인적자원개발 등으로 전환돼 기업 경쟁력 제고에 이바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금융·통화·재정정책을 통한 경제 전반의 유효수요 창출 노력을 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저물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적극적인 금융·통화·재정 정책을 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기업들도 유가 하락에 따르는 비용 절감 효과가 전반적인 생산성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