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수 숙희 “누구보다 슬프게 부를 자신 있어요”

2014-10-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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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JG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노래 실력과 반비례하는 미모는 가요계에 흔히 존재하는 편견이다. 그래서 숙희(본명 진정연·33)를 봤을 때 ‘어’라는 짧은 감탄사를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는 분명 예상을 빗겨났을 때의 반응이다.

최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숙희는 날씬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했고 나이보다 월등히 어려 보이는 동안까지 갖췄다. “생각보다 미인”이라는 묘한 칭찬에 “많이 듣는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숙희는 지난 2009년 데뷔했으나 OST 등으로만 목소리를 알리고 가수로서 크게 활동하지 않았다. 현재는 실용음악과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숙희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가수로 활동하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13일 발매한 EP ‘이별병’에는 타이틀곡 ‘어제까지’ 외에도 ‘잠 못드는 밤’ ‘한잔했어요’ 숙희의 자작곡 ‘얼굴 보고 얘기하자’가 수록됐다.

“5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라 너무 긴장되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주실지 걱정도 돼요. SNS에 제 팬들이 ‘언제 나오느냐 할 때마다 ‘좀 있으면 나온다’고 했는데 이제야 나오게 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어제까지’는 길구봉구가 피처링 했으며 히트 작곡가 똘아이박과 신또가 합작했다. 어제까지 하나였던 남녀가 오늘은 남이 돼 서로를 그리워하는 발라드다. 이별해 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사, 구슬픈 숙희의 목소리로 표현됐다.

“이 노래는 제가 진짜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에 녹음했어요. 그때 가정을 꾸리고 살까, 음악을 계속할까 고민하던 중 결국 이별을 맞이했거든요. 근데 함께 작업하는 사람이 녹음실에서 ‘이별했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원래 슬프게 부르는 게 특기인데 감정이입을 깊게 하다 보니 유별히 슬프게 들려졌나 봐요. 어떤 프로듀서는 ‘사별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어요. 즐거운 노래도 제가 부르면 슬퍼지더라고요.”

경험은 노래에 힘을 실었다. 숙희도 자신의 장점 역시 ‘공감’이라고 털어놨다.

“제가 뛰어난 가창력을 가졌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사랑하면 누구보다 깊게 사랑하고 아파하는데 그 감정을 노래에 잘 녹여낸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이 헤어지고 들으면 좋다고들 해주시는 것도 공감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결국엔 진정성이다. 자신의 속내를 부끄럼 없이 드러내는 것. 숙희도 “전 유희열의 토이가 없었으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운을 뗀 뒤 희망과 위로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노래를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내 노래 들어볼래?’라고 그저 담담하게 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거죠. 억지로 기교를 많이 넣거나 파워풀하게 부르려고 하지 않아요. 찬찬히 들려주고 싶어요. 제 이야기.”

숙희는 오는 12월 중순 앨범 동명 싱글 ‘이별병’을 발매하며 2014년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별병’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이 떨어지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이별 후의 아픔을 병으로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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