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솜은 지난해 ‘더 엑스’에서 핑거스 역을 맡아 강동원가 짝을 이뤘다. 지난 6월에는 ‘하이힐’에 출연하며 차승원과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 모두 대한민국 톱스타. 그런데 이번에는 조각미남 정우성과 치정멜로를 찍었다.
그는 지난 2일 개봉한 ‘마담 뺑덕’(감독 임필성·제작 영화사 동물의 왕국)에서 정우성과 욕망에 눈이 멀고 집착에 눈을 뜨는 덕이 역을 맡았다.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마담 뺑덕’은 욕망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다. 여학생에 대한 성추문으로 학교에서 제적당할 위기에 처한 국문과 교수 학규(정우성)는 쫓기듯 내려간 지방 평생교육원이 위치한 놀이공원의 매표소 직원 덕이(이솜)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덕이가 먼저 유혹을 했든, 학규가 꼬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딸까지 둔 유부남이 조카뻘의 여자를 탐하는 것도, 유부남을 사랑해 신분상승을 노리는 덕이 모두가 가해자고 피해자다.
“처음에는 제 연기 밖에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웃음). 아직은 전체적으로 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많이 울었죠. 현장에서 느꼈던 덕이의 감정들이 생각나 눈물이 흐르고 정말 슬프더라고요.”
모델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영화계로 발길을 돌린 이솜은 주연을 맡기 전부터 묘한 매력을 지닌 마스크로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지닌 배우로서 장점이 많은 얼굴이었다. 그래서 이솜은 이미지 변신이 즐겁다고 했다.
“이미지를 바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는 이솜은 “제일 욕심나는 부분”이라면서 “저를 어리고 웃는 이미지로만 생각한 분들도 ‘마담 뺑덕’을 통해 밝은 이미지도 있지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선택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웠죠. 사실 촬영 때도 힘들었고요. 그런데 현장은 ‘배려’ 그 자체였어요. 모든 분들이 저를 위하셨죠. 여배우니까 다치지 않게 하려고요. 스태프들도 선배님도 저를 배려해주셨어요. 힘들어 할 때면 손을 잡고 산책도 해주셨고요. 그래서 제가 힘들어하면 모든 분들께 민폐라고 생각했죠.”
선배 정우성과 스태프의 배려로 이솜은 덕이가 학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감정을 후반부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이솜은 강동원, 차승원,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운이 좋은 것 같다. 복도 많은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현장에서는 멋있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호흡을 맞춰야할지 고민부터 했어요. 사실 부담도 생기니까요.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그 중에서도 정우성 선배님이 제일 편했죠.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제가 긴장하면 그 마음을 읽으시더라고요. 긴장을 하면 어떻게든 풀어주실려고 하셨죠. 지금 돌이켜보니 항상 촬영 전에 선배님이 옆에서 호흡을 천천히 하라고 다독여주셨어요. 정말 고맙죠. 선배님도 학규의 감정에 신경을 써야하는데 저부터 챙겨주신 거니까요.”
이솜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촬영하면서 쌓였던 것들을 액션으로 풀고 싶어요. 정말 따뜻한 영화도 좋고요. 코믹한 가족 영화요. 재미있는 얼굴이 있다고들 하시더라고요(웃음). 웃는 연기도 힘들긴 하지만 뭐든 매력이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 대신! 또다른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면 언제든 OK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