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20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개선과 국내 확장적 경제 운용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6% 포인트 높은 4.0%로 예측하고 국내 통화·재정정책의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경연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글로벌 금리의 상승, 중국의 성장둔화, 엔화 약세 등이 세계 경제회복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 부담과 부동산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요인이 경제성장률 4% 달성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하반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회복이 지연된 상황에서 상반기 3.7%였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0.5% 포인트 떨어진 3.2%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점증하는 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한경연은 아직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경제현상이다. 최근 국내에선 에너지, 원자재, 곡물가격의 하향안정세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성장률 하락, 민간소비 위축, 투자 정체 등 수요 측면의 구조적 요인이 겹치며 저물가 추세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연은 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현재 '보통' 수준이지만 최근 취약성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과거 일본의 지수 추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그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0.31을 기록하고 2분기에는 0.38로 상승했는데 일본은 92년에 이 지수가 3분기 연속 0.31을 기록한 이후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
변 실장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이렇게 시작됐다"며 "국내총생산(GDP)과 부동산시장 회복의 부진, 기대 수준 이하의 민간신용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