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에볼라 공포는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에볼라의 진원지인 서아프리카와는 멀리 떨어진 동부 아프리카에 있고, 오히려 유럽 쪽이 더 가깝습니다.”
‘에볼라 공포’가 세계경제에 이어 항공업계에도 불안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 취항한 유일한 아프리카 항공사인 에티오피아 항공 솔로몬 데베베 케베레(56) 한국 지사장은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로 인해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 인해 에티오피아 항공은 에볼라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솔로몬 지사장은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순 없으나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라는 이유만으로도 항공권 예약 취소가 이어졌다”며 “비즈니스 수요는 어쩔 수 없이 유지되는 반면 관광 수요는 급격히 줄었다. 예약률 향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에티오피아 국영 항공사인 에티오피아 항공은 1946년 창립 이래 에티오피아 내 17개 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 8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표 항공사로 B787드림라이너 등 최신 항공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지난해 6월 19일 아프리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했으며, 솔로몬 지사장은 초대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68년 회사 역사 중 35년을 함께한 솔로몬 지사장을 지사장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에티오피아항공이 한국 지사에 얼마나 각별한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한국 취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양 대륙 간에 있을 기업투자는 물론 관광시장에서의 교류 확대로 ‘미지의 땅’ 아프라카의 문이 열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천~아디스아바바 노선은 홍콩을 경유해 주 4일 운항 중이다. 또한 이스라엘~에티오피아 성지순례 상품을 기획 중이며 기내 서비스로 한국 신문 제공에 이어 비빔밥 기내식, 한국영화·음악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솔로몬 지사장의 부임 이후 목표는 에티오피아 항공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함께 한국 여행객들에게 에티오피아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들인 노력이 상당 부분 희석된 것이 사실이다.
솔로몬 지사장은 고객들을 직접 만나며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프리카대륙 가운데 적도가 지나고 있어 무더운 지역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한반도의 면적 약 5배에 달하는 에티오피아는 국토 절반 이상이 고원이며 평균 20~25도의 냉량한 기후로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 에티오피아항공 직원들이 먼저 아프리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도록 해 고객들의 요구에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미디어 등과도 자주 접촉해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솔로몬 지사장은 당장은 어렵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미래를 보고 좌절해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경영철학으로 끝까지 극복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로몬 지사장의 명함에는 뒤편에는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적혀있다. 1979년 에티오피아 항공에 입사해 유지보수부에서 항공기술자로 일을 시작한 그는 “항공안전을 최전방에서 담당하는 경험이 바탕이 돼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타협할 수 없다”며 “늘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인들에게 아직 미지의 땅으로 꼽히는 아프리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가 있는 곳”이라며 “아프리카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과 잠재력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