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대기업 전기특혜, 억소리 나게 '싼 전기료'...국민혈세

2014-10-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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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0대 대기업 전기요금 원가 이하 할인액 '2조487억'

원가이하 전기요금 발생손실 고스란히 '국민의 혈세'

[표=추미애 의원실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10대 그룹이 한 해동안 1조 5척원에 이르는 전기요금을 할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한 데 따른 것으로 산업용 전기 요금의 현실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추미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은 원가 이하의 전기 공급을 받아 2조487억원을 할인받았다.
이는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제공한 지난해 전기요금 할인액 2533억원 보다 8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 중 10대 그룹이 할인 받은 금액을 보면 1조 5356억원 규모다.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할인을 받은 대기업은 4697억원으로 삼성이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차 2702억원, LG 2435억원, 포스코 2055억원, SK 1556억원 등의 순이다.

삼성 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56억원으로 가장 많은 할인을 받았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1775억원, 삼성SDI 465억원, 삼성토탈 161억원, 삼성전기 143억원 등이 전기요금 원가이하 할인액이다.

10대 그룹에 대한  원가이하의 할인액은 100대 대기업 전체 할인액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원가보다 낮은 할인 혜택 대부분은 10대 그룹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전기를 도둑질한 것이 드러나면서 대기업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동완 의원이 발표한 국감 자료를 보면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일반용에 비해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다 총 290억원 가량을 추징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용에 비해 저렴한 산업용 전력은 연구동에서 쓸 수 없지만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에 연구동 등은 산업용 전기를 물 쓰듯 쓴 셈이다.

홍영표 의원이 지난 9월 공개한 전기 무단사용 민간현황에서도 LG유플러스가 전원공급기를 무단 사용해 6억원의 위약금을 냈다.

KT는 폐쇄회로(CC) TV와 전원공급기 무단사용으로 4억6000만원, CJ헬로비전은 전원공급기 무단사용으로 3억8000만원이 처분됐다. 1556억원의 할인을 받고 있는 SK그룹 내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도 전기 도둑명단에 올랐다.

대기업들은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보다 훨씬 싼 값에 전기를 공급받고 있지만 그마저도 전기를 마음대로 끌어다 쓰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원가 이하로 지급된 전기요금 등으로 인해 발생된 손실을 고스란히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한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한전의 누적손실액은 6조2480억원으로 올해 반기 순손실액도 846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과거 산업화 경제개발 시대에 기업을 대상으로 원가 이하로 제공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었다”며 “하지만 경제대국 10위권이 된 현 시점 공기업인 한전에 엄청난 손실을 발생시키고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이어 “한 해 대기업들에게 원가 이하로 천문학적 금액의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 시키되,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들에게는 부담이 가지 않는 현실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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