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우유철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15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향후 진행될 현대자동차그룹 최고 경영진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부회장의 승진은 그동안 정몽구 회장 구도의 최고 경영진이 향후 대권을 넘겨받을 장남 정의선 부회장측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분석이다. 또 그간 60대 위주의 경영진에 50대의 발탁이라는 의미도 나온다.
우 부회장은 현대차그룹내에서 10번째 부회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우 부회장 이외에 △정의선 현대차 총괄(2009년 승진) △신종운 현대차 생산개발·품질·상품전략 담당(2009년) △김용환 현대차 전략기획담당(2009년)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본부(2011년) △윤여철 현대차 노무총괄 담당(2008~2012년 역임 후 2013년 복귀) △이형근 기아차 대표(2010년) △ 안병모 기아차 미국 생산·판매 총괄 대표(2014년) △한규환 현대로템 대표(2005~2007년 현대모비스 부회장 역임후, 2012년 현대로템으로 복귀) △김원갑(2005~2010년까지 역임 후 2011년 복귀) 등의 부회장이 있다.
정의선 부회장(1970년생)과 김용환(1956년생)·양웅철 부회장(1954년생)을 빼면 다른 6명의 부회장들은 1950~1952년생으로 60대 들이다. 여기에 현대차를 비롯한 계열사 사장·부사장에는 195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57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우 부회장이 승진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 경영진의 평균 연령을 낮추기 위한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측은 연령 때문에 임원을 인위적으로 교체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은 출범 초부터 경영진의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었는데, 이는 정몽구 회장이 능력과 전문성을 인사의 우선 순위로 정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일부는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일선으로 복귀한 경우도 많은데, 윤여철 부회장과 김원갑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우 부회장의 승진 의미를 정의선 부회장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계열사 및 사업 구조개편,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데, 재계는 정의선 부회장 체제의 도래에 맞춘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비 △현대파워텍 등 7개사에 등기임원으로 올라, 정몽구 회장(5개사) 보다 많은 직함을 갖고 있다. 올해로 현대차에 입사한 지 15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5년째 되는 정의선 부회장은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그룹내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정의선 부회장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들의 등용이 필요하며, 첫 인사로 우 부회장이 낙점됐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부회장에 재직중인 사람들은 주로 정몽구 회장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 부회장의 역할 확대에 대비해 향후 인사에서도 그의 멘토 역할을 할 인사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