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세일즈맨' 리커창 중국 총리, 러시아에서도 '실적' 올려

2014-10-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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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고속철 건설 등 협력을 약속한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와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고의 '고속철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러시아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3개국 순방을 나선 리 총리가 러시아와 모스크바에서 최종적으로 중국 베이징을 연결하는 고속철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4일 보도했다.
13일 (현지시간) 리 총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을 열고 이 자리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카잔까지 총 770 km 구간 고속철도 건설프로젝트에 중국 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철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에 맞춰 건설되며 최종적으로는 베이징까지 연결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총 투자규모는 100억 달러에 달한다.

리 총리는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우선 모스크바에서 카잔까지 고속철 건설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베이징까지 연결해 '유라시아 고속철 회랑'을 구축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중국 지도층은 자국의 고속철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소위 '고속철 세일즈' 외교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특히 고속철 세일즈맨이라고 자처하는 리 총리는 지난해 10월 태국을 시작으로 올 들어 아프리카, 영국 등을 돌며 고속철 건설 관련 굵직한 계약을 따내 주목됐다.

이는 중국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고속철 계약을 통한 경제적 성과를 올리는 것은 물론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집권 후 자주 언급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중국에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나아가 유럽까지 연결해 아시아-유럽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중국은 과거의 '실크로드'와 고속철을 접목시켜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 이란, 터키 등을 걸쳐 최종적으로 독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고속철 건설 구상을 가지고 있다.

가오바이(高柏) 중국 시난(西南)교통대학 중국고속철발전전략 연구센터 주임은 "고속철은 중국에게 21세기 국내외 정치·경제 판도를 변화시킬 일종의 전략적 도구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왕멍수(王夢恕) 중국공정원 원사는 "사실 중국은 자국의 고속철로 전세계를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현재 중국은 20~30개 국가와 고속철 건설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리 총리는 메드베데프 총리와의 회담에서 2015년까지 양국 통상규모를 100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으며 가스공급사업, 통화스와프 체결 등 각 분야 40건에 이르는 협력문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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