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 중인 함양의 남계서원이 '남계서원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함양군 제공]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엄숙하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던 서원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등 서원에 대한 재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에서 유일하게 등재목록에 올라있는 함양 남계서원이 ‘서원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원 스테이’는 문화재청이 과거 선현의 덕을 기리고 인재를 양성하던 서원과 향교 문화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24억원(국비 12억, 지방비 12억)을 들여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향교 서원 만들기’ 38개 사업을 확정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다.
‘남계에서 일두를 만나다’는 주제는 남계서원이 조선 초기 성리학자이며 동방 5현으로 불리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552년 개암 강익을 비롯한 지방유생들이 건립한 데 따른 것이다. 함양태생인 정여창선생(1450∼1504)은 조선 전기 신진사림의 거두이자 영남학파의 종조로 일컫던 김종직의 문하에서 학문을 연마했다.
군은 이번 스테이로 사적 제499호로 올라있는 남계서원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되고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을 알리고, 나아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서원스테이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려 남계서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교육기관으로 정착하게 한다는 복안이다.
남계서원 체험동에서 이뤄지는 서원스테이는 강의, 국궁, 다례체험, 사군자그림찾기게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난 9월부터 총 3회 일정으로 진행 중이며, 첫 회엔 함양지역 청소년 20명이, 2회차엔 전국적으로 관심 있는 20명의 일반인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모 학생(함양여중2)은 “전통적인 것은 따분하고 재미없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 스테이로 진정한 선비정신이 뭔지 알게됐다”며 “강의는 조금 어려웠지만 국궁 다례체험하며 즐겁게 보내다보니 우리 것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계서원 스테이 윤석구 사무국장은 “청소년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흥미를 유발해 서원이 세대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충효사상을 고취하여 지역의 문화재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구심점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며 “1,2회는 청소년 중심으로 운영했는데 마지막 회엔 원하는 사람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므로 많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계서원은 서원스테이 외에도 지난 4월부터 함양군민과 타지역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군자 및 서예교육도 주 1회 실시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