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8·캘러웨이)이 한국선수로는 셋째로 미국PGA투어에서 2승을 올렸다.
배상문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리조트 북코스(파72)에서 끝난 투어 2014-2015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총상금 600만달러)에서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73타(66·69·65·73)를 기록, 스티븐 보디치(호주)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08만달러(약 11억6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12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배상문은 2013년 5월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린 후 2승째를 거뒀다. 한국선수가 미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기는 최경주(SK텔레콤·통산 8승) 양용은(KB금융그룹·2승)에 이어 배상문이 셋째다.
배상문은 특히 투어 첫 승 이후 이 대회전까지 1년5개월동안 출전한 36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못한 가슴앓이를 털어냈다. 배상문은 “이 우승으로 자신감이 높아졌다. 올 시즌에는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대회 첫날 공동 선두였다가 둘째날 공동 2위로 물러섰으나 3라운드에서 2위와 4타차의 단독 선두로 나서며 우승을 겨냥했다. 톱랭커들이 상당수 불참했다고는 하나, 최종일 챔피언조로 플레이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선두를 유지하던 배상문은 후반초 보기 3개를 쏟아내며 2타차까지 쫓겼다.
우승도 해본 사람이 한다고 했던가. 이 대회전까지 한·일·미 투어에서 12승을 올린 배상문의 경험과 저력은 추격자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배상문은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된 탓인지 몇 차례의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오버했으나 침착하게 파를 잡으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티샷부터 그린에 이르기까지 샷 통계인 ‘스트로크 게인드 티-투-그린’은 13.562(라운드당 3.16)로 이 부문 1위였다. 볼을 페어웨이로만 보낸 덕분에 다른 선수들보다 나흘간 13.5타(라운드당 3.16타)를 세이브했다는 얘기다.
배상문이 받은 우승상금은 역대 둘째의 거금이다. 그는 바이런넬슨챔피언십 우승 때 120만6000달러(약 12억9000만원)를 받았었다. 또 KLPGA투어에서 상금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김효주(롯데)가 올해 번 총상금(약 10억원)보다 많다.
이 우승으로 배상문의 세계랭킹은 지난주 195위에서 105계단 오른 90위로 치솟았다. 배상문은 2011년 11월 21일과 28일 세계랭킹 26위까지 올라갔었다.
일본의 ‘간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헌터 메이헌(미국), 레티프 구센(남아공),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 등과 함께 3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3언더파 285타로 공동 46위에 머물렀다.